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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진 서울 미술관 투어

조회 수 199 추천 수 0 2017.12.01 18:03:57

이틀 동안의 서울 미술관 투어에서 2일차의 전시는 제대로 기억이 나지 않는다. 신사임당과 김환기의 작품들은 좋았지만 꽂히는 작품은 없었고 나머지는 만두전골 보다 가물가물하다. 그런 이유로 1일차의 작품만 두개 소개해 보겠다. 
첫 번째는 쑨쉰의 <有趣的措人都会巫术>이다. 도록에는 영어로 <Interesting hunters all perform magic>라고 병기되어 있다. 도대체 두 제목 사이의 거리가 가늠이 잘 안된다. 이 그림이 전시되었던 ‘망새의 눈물’ 전시에서는 서양 문물과 제국주의 이데올로기에 의해 유린당해 점차 자취를 감추어 가는 동양의 고유한 문명과 정신을 영물에 빗대어 나타내고 있다. 이 작품 또한 이 주제에 크게 벗어나지 않으며, 이를 참고하여 이 작품을 보는 것이 좋겠다.
그림은 일단 먹으로 그려진 동양화이다. 정신 없이 화려한 색의 페인트가 그림 밖의 벽면까지 온통 얼룩을 만들고, 그림 속 영물들의 머리를 빨간색으로 덮어 버리기 전까지는 말이다. 이쯤 되면 영물이 더 이상 영물이 아니다. 여기서 페인트는 도대체 무엇이길래 아름다웠던 그림에 온통 난장판을 쳤을까? 
동양적인 기법으로 그려진 그림을 페인트로 덮은 것은 아마 세계대전 시기에 동양을 쓸고간 식민주의를 빗댄 것이라 짐작된다. 이 그림으로 작가는 서양의 문명의 위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질문을 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페인트에 대해, 페인트 아래에 짓눌린 영물에 대해서 말이다. 
그림이 페인트로 온통 먹칠을 당해도 그건 어쨌든 그림이다.  영물이 사라지고 난 후의 그림엔 무슨 영물이 우리를 지켜주는가? 그 이전의 영물들은 어디로 갔는가? 이 전시의 제목인 ‘망새의 눈물’ 중 ‘망새’는 치미, 이문을 말하며 이는 용마루에 장식하여 세상을 관조하게 하는 용이라고 한다. 세상이 뒤바뀌고 자신조차 사라져 가는 세상을 보는 그의 기분은 어땠을까? 말 그대로 망새의 눈물이다. 
두 번째는 ‘에셔 특별전’의 작은 그림 ‘웅덩이’다. 이 목판화에는 발자국과 바퀴자국 사이에 고인 웅덩이 안에 나무의 그림자와 보름 달이 비치고 있다. 이 그림은 그림 자체로도 재미있는 작품이지만 자세히 보면 물 위 세계와 물에 비치는 세계가 마치 다른 세계인 것처럼 보인다. 
두 세계-땅과 하늘은 그림 속에서 서로 이렇다 할 만한 접점이 전혀 없다. 웅덩이가 두 세계를 이어 주는 약한 다리인 셈이다. 하지만 그것 뿐, 더러운 진흙과 달빛 찬란한 밤하늘은 아무런 관련도 없다. 
에셔는 한 세계를 둘로 쪼개고, 뒤틀고, 합친 듯한 그림을 매우 많이 그렸다. 두 개의 구도를 한 그림에 그리거나, 구슬 속 자화상을 그린다. 이 ‘웅덩이’의 구도와 비슷한 그림은 또 존재한다. ‘세 개의 세계’라는 그림이 바로 그렇다. 꼭 살펴보길 바란다. 
마지막 작품은 에셔의 대표작 ‘변형 2 (METAMORPHOSIS II) 이다. 가로 4미터 정도의 거대한 이 그림은 METAMORPHOSIS라는 단어에서 시작해 도형이 되고, 리듬감 있게 변하여 도마뱀, 육각형, 벌, 물고기가 되고 새가 되었다가 이내 도시로 변하고 이는 또 체스판 위의 말이된다. 그리고 도형이 되었다가 다시 METAMOPHOSIS로 돌아온다.
한 눈에 조망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리는 천천히 그림과 함께 걸어다니며 그림을 볼 수 밖에 없다. 이 사이에 생겨나는 시간 때문에 이 작품은 시간예술적 성질을 띠게 되고, 리듬감을 가지게 되고, 마치 음악을 듣는 것 같은 기분에 빠져들게 된다. 
에셔의 작품들에 대해 얘기할 때 반드시 나오는 것 중 하나는 테셀레이션이라는 이름의 패턴의 반복이다. 이 작품에서 나오는 도마뱀과 새의 반복 또한 이것이다. 이처럼 에셔는 초현실적이지만 순수한 뒤틀려 있지만 정교한 기하학적인 세계를 표현하려 했다. 그의 어록 중에는 이런 말이 있다. “내가 표현하고 싶은 것은 아름답고 순수한 것이다” 아마 그가 말하고 싶었던 것은 정교한 기하학적 세계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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